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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파랑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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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08일
![]() 이 영화는 정말 본지 오래 된 영화다. 그래서 내용도 지금으로서는 가물가물해서 감상문을 쓴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뭐 이제 와서 이거 하나 쓰자고 그거 다시 보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쓴다. 내용은 가물거리지만 전태일 역을 맡았던 홍경인의 눈빛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를 처음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영화였는데, 마치 불꽃같던 그의 눈빛 때문에 단번에 반해버리고 말았었다. (물론 그뒤에 시트콤 등에서 망가져가는 모습에 대박 실망도 했지만) 그는 무얼 하든 '제대로' 하는 배우였다.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 중에 하나. 이 영화 속에서 전태일이 분신자살을 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굳은 얼굴을 한 채 몸에 기름을 붓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모습은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몸을 태우는 고통에 끄아아악! 하고 비명을 올리면서도 끝까지 그 눈속에서 훨훨 타오르는 것은 꺼질 기미가 없었다. 나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지나친 세대이긴 하다. 그러나 나는 너무 어렸고, 어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치나 주변환경의 불합리함에 대해서 분토할 만큼 열정적인 성격도 아니다. 아마 뉴스를 통해서 그런 사람이 있는데 분신자살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기를 바랬던 사건이 있었다- 라는걸 들으면, 지금도 미친놈 이라고 서슴없이 평가할거라 믿는다. 난 그런 성격이니까. 그러나 그런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과는 별개로, 전태일 이라는 극중인물의 눈 속에 있던 것만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 단단하며 뜨겁고도 강렬하게 활활 타오르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향한 굽힘없는 열정은 내 차가운 이성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였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허나 말할 수 없이 부러운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나에게 느끼게 해준 홍경인이란 배우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